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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학교] 10강. 제3세계 이후?

10강. 제3세계 이후? 

지구화(globalization), 세계화(mondialisation) 

그리고 제3 세계였던 세계


강연자: 서동진 

계원예술대학교 융합예술학과 교수이다. 자본주의 경제와 문화의 관계에 대한 비판적 분석에 관심이 있으며, 근년 시각 예술과 퍼포먼스에 관련된 글을 두루 발표하였다. 최근에 신유물론과 정동 이론 등의 새로운 지적 경향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비판을 위한 세미나를 지속해 왔다. 저서로는 동시대 이후(현실문화A, 2018), 변증법의 낮잠(꾸리에, 2014), 자유의 의지, 자기계발의 의지(돌베개, 2009), 디자인 멜랑콜리아(현실문화연구, 2009) 등이 있다. 공저로는 공간을 스코어링하다(현실문화A, 2019), 공동의 리듬, 공동의 몸(일민미술관, 2018), 빨강, 파랑, 그리고 노랑—임흥순(현실문화A, 2018), Access to Contemporary Korean Art 1980–2010 (동시대 한국미술 1980–2010)(포럼에이, 2018) 등 다수가 있다. 2020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시 연대의 홀씨에 협력 큐레이터로 참여하고 있다.

 

강의소개

제3 세계라는 역사적인 프로젝트는 제2차 세계 대전을 전후로 출현하여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과 더불어 몰락한 것으로 흔히 얘기된다. 이런 생각을 따르자면 우리는 ‘세 개의 세계’ 에서 하나의 세계로 이뤄진 세계 속으로 진입하였다. 지구화(globalization) 로 얘기되는, 20세기 말부터 시작된 역사적 전환은 자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세계의 모습임을 역설하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바깥없는 세계는 새로운 세계를 생성하려는 의지와 전망을 질식시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구화는 세계가 점차 축소되고 동질화되어 가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실상 우리가 목격하는 세계는 더없이 갈등적이고 분열된 세계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오직 하나의 세계만이 존재하는 듯 보이는 세계-경험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낭시(J-L. Nancy) 가 꼬집듯이, 우리는 지구화와 세계화(mondialisation)를 구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철학자는 자본과 노동의 전 지구적 이동과 새로운 과학 기술이 초래한 세계의 분화와 대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말하고자 하는 데에 따르는 어려움에서 지구화란 개념과 대조되는 세계화란 개념을 제안했다. 현실의 객관적인 변화를 가리키기 위해 제안된 개념인 지구화는, 그에 상응하는 그 세계에서 살고 있는 이들의 주관적인 경험과 의식 나아가 상상(imagination) 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세계 시장은 있지만 세계 정부도 없으며 세계 문학이나 세계 예술 같은 것은 없다. 어느 평론가의 말을 빌리자면 고작해야 우리는 “맥월드와 지하드” 사이에서 오락가락할 뿐이다. 그렇다면 식민주의/제국주의에서 벗어나고자 했으며, 비록 국민 국가라는 형태를 취하기는 했지만 새로운 공동체를 창설하고자 했던 제3 세계 프로젝트야말로 그러한 세계화를 향한 도전이 아니었을까? 이 강연에서 우리는​ 프로젝트로서의 제3세계라는 주장이 갖는 의미를 살피며, 지난 세기에 제3세계가 세계화의 시도로 품었던 가치와 효력을 가늠해 본다.

 

* 영상제공: 아시아문화원 전시기획팀, 교육콘텐츠개발팀 

 

연대의 학교는 전시 '연대의 홀씨' 연계 온라인 강연 시리즈로 아시아문화원과 서울시립미술관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ACC 시민아카데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됩니다.  

모든 강연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서울시립미술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2020년 12월 30일까지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