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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학교] 5강. 반둥 정신의 탄생과 한국의 아시아 상상(1955-1965)

강연자: 장세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현재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1945 년 이후 미국을 매개로 형성된 냉전 문화가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게 된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냉전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의 국제 정치적 현상이기는 하지만, 1945년 이전의 제국/식민주의와 결합되거나 혹은 동아시아 국민 국가들의 기원과 결부되는 양상을 주로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탈냉전 상상의 계보를 복원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문학 작품뿐만 아니라 냉전 시대 다양한 종류의 텍스트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결과, 보다 넓은 범주의 한국학이나 지식 사회학의 관점에서 논문을 써왔다. 저서로는 상상된 아메리카: 1945 년 이후 한국의 네이션 서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2012), 슬픈 아시아: 한국 지식인들의 아시아 기행(1945–1966)(2012), 숨겨진 미래: 탈냉전 상상의 계보 1945–1972(2018) 등이 있다. 역서로는 마루카와 데츠시의 냉전문화론: 1945 년 이후 일본의 영화와 문학은 냉전을 어떻게 기억하는가(2010)가 있다. 

 

강의소개

해방 이후 한국 사회에서 아시아라는 개념을 이야기하려면, 1955년반둥 회의와 그것이 한국 사회에 야기한 역사적 경험을 충분히 반추할 필요가 있다. 1차 개최인 1955년부터 2차 회의가 좌절되는 1965년까지 이 회의를 둘러싼 일련의 논의들은 한국의 아시아 상상에 관한 가능한 내용과 구조 자체를 구축해 왔다. 한국 사회에서 아시아라는 지역주의적(regional) 상상은 그 자체로 고립되고 폐쇄적인 논의가 아니라, 위로는 전 지구적 차원의 냉전 서사와 아래로는 현지(local) 의 국가주의(nationalism)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유동적인 담론상의 구조물이었다. 먼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이 회의를 전후하여 아시아 지역 내 냉전 구도가 '미소 대립’ 에서 '미중 대립’ 으로 차츰 옮겨 갔다는 점이다. 이 강의에서는 특히 반둥 회의와 더불어 부상한 중국에 관한 논의들을 살펴볼 예정이다. 한편, 현지 차원에서 아시아 담론은 국내 국가주의와도 긴밀히 결부되어 있었다. 아시아를 어떻게 정의하고 아시아의 현 위치를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 향후 국내 민족주의가 감당해야 할 과제 또한 다르게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작업을 통해 이 강의에서 제기하려는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1950년대 중반 반둥 회의라는 국제적, 지역적 사건을 통해 한국의 아시아 담론은 어떤 새로운 지형 속에 놓이게 되었을까? 아시아라는 지역 단위의 상상은 국내 국가주의의 조류와 결합되면서 어떤 특성들을 갖게 되었을까? 국가주의의 협애한 울타리를 넘어 보다 큰 연대의 흐름과 조우할 수 있었을까? 만약 불가능했다면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이고, 실패의 경험으로부터 반추할 수 있는 역사의 지혜와 통찰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영상제공 : 아시아문화원 전시기획팀, 교육콘텐츠개발팀 

 

연대의 학교는 전시 '연대의 홀씨' 연계 온라인 강연 시리즈로 아시아문화원과 서울시립미술관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ACC 시민아카데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됩니다. 

모든 강연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서울시립미술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2020년 12월 30일까지 제공됩니다.